the BLACK KEYS - the big come up

락커룸(Rockeroom)
2020-06-10
조회수 796



 밴드 중에는 미약한 시작으로 출발해 성공하는 밴드가 있는가 하면(대부분의 밴드가 이에 해당한다), 성장 가능성을 조기에 알아보고 거대 레이블의 자본을 등에 업은 채 성공한 밴드들도 더러 있다.
물론 이들이 준수한 음악성을 겸하지 않고서는 그들마저도 불확실한 미래가 될 것은 자명하다.
어찌 보면 불공평한 출발점 같으나, 그래도 안도할 만한 점은 소리는 의심하기 어려울 정도로 본능적인 소비재 대상이라는 점이다.


신인 밴드의 성공 여부는 흡사 스타트업의 가치를 알아보는 것과 같다.
음반 시장이 활발한 미국과 같은 곳에서 언더그라운드를 좀 더 말하면 소리의 ‘실리콘 밸리’와 같다고 말할 수 있는데, 이제 실리콘 밸리에 들어서는 건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들어졌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여전히 수많은 밴드가 새롭거나, 과거의 것을 재해석한 시도를 하며 문을 두드리고 있다.


미국 동북부 오하이오의 애크런 출신인 2인조 밴드 ‘블랙 키스’의 시작점은 여느 밴드와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
다만 요즘에도 찾기 어려운 1집에 54분짜리 13곡을 구겨 넣는 밴드의 존재는 그런 점에서 당대에 인색한 리스너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에 적당하고 어울려 보였다. 블랙이라는 색을 입힌 블루스 밴드라는 점과 그들이 유사하다고 리스너들의 입에 종종 오르내리던 화이트 스트라입스가 있었지만, 그것은 거기서 그쳤을 뿐이다.
오히려 그들을 알면 알수록 대척점에 가깝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일단 이 밴드를 그런 것들로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많은 디스코그래피가 있어서, 가십거리들로 좀처럼 할애할 시간이 없는 것이다.

블랙 키스의 음악에는 단둘이서 만들어내는, 확실히 망설이지 않는 날 것의 소리가 있다.
그 싹이 1집 [The Big Come Up(2002)]에서부터 시작됐으니, 비록 전과 같지 않은, 녹록잖은 시선을 받는 요즘에도 그들을 위한 빅 스테이지의 슬롯은 항상 마련돼있다.
이것은 달리 보면 긴 기간 사이에 남들과 다른 확실한 ‘무언가를 이룬’ 밴드에 대한 세상의 복합적인 찬사이기도 하다.


많은 앨범을 낸 밴드를 보고 있으면, 특히 그들의 1집은 자신들이 가장 하고 싶었던 음악을 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이 앨범에서의 그들은 디스토션을 아낌없이 사용하며, 앞으로의 음악들도 한 점 부끄럼 없이 널리 쓰리라는 예상을 그들 사운드의 중심에서 재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블루스에 입힌 디스토션은 이 음악이 락에서 정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확신하게 하며, 어디선가 끈적거리는 기름 냄새가 나는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들은 개러지와 블루스를 1%의 오염 없이 결합한 밴드라고 주저 없이 말할 수 있다.


될 성부를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하던가. 그들은 기본을 잊지 않았고, 앨범의 9번 트랙에서 비틀즈의 ‘She Said, She Said’를 본인들의 입맛에 맞게 편곡하기도 하였다. 1집을 듣다보면 밴드의 걸작으로 평가 받는 2집 [Thickfreakness]은 그냥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는 인정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그저 앞으로의 그들이 좀 더 빠르게 인정 받느냐 아니냐의 차이었을 뿐이었다.




1. Busted
2. Do The Rump *
3. I’ll Be Your Man *
4. Countdown
5. Breaks *
6. Run Me Down *
7. Leavin’ Trunk
8. Heavy Soul *
9. She Said, She Said *
10. Them Eyes
11. Yearnin’
12. Brooklyn Bound *
13. 240 Years Before Your Time

(P) 2002 Black Keys,
(C) Alive Rec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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