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맞이 특집] 상반기, 이 앨범을 주목하라 - Typhoons

락커룸(Rockeroom)
2021-05-29
조회수 398

을 쓰는 지금은 6월을 코앞에 두고 있고, 상반기도 저물어가고 있는 때다.

여름이 다가오고 코로나 백신이 지역 병/의원에 보급되는 지금을 볼때 지난 음악계 산업의 암흑과도 같았던 장막을 걷으려고 하는 분위기가 미약하지만 분명히 느껴지는 듯하다.

필자는 얼마전 AZ백신을 접종했다.

그래서인지 작년의 여름을 앞둔 암담한 마음과는 사뭇 다르다.


음악과 현장의 생동감을 사랑하는 사람들 중에는 팬데믹 이후 잠시 그 자리를 비우거나 생업에 치여 이탈한 이들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여러분들, 여름이 찾아왔다. 우리는 여름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짧다면 짧은 여름. 독자분들 모두 건강하시기를 바라며 음악이 있는 현장에서 서로가 하루빨리 만나뵙기를 고대한다.




영국의 브라이튼 출신 2인조 밴드 Royal Blood의 신보 [Typhoons]가 4월 30일 출시되었다.

직전 앨범 [How Do We Get So Dark?]이 나온지 4년이라는 시간을 지나 이 앨범이 나올 수 있었고,

Queens Of The Stone Age의 프론트맨으로 유명한 Josh Homme가 앨범의 프로듀싱을 담당했다.

과연 어떠한 사운드로 찾아왔을까.


Typhoons

4년의 시간이 지나 3집을 발매한 로열 블러드

Track List (38min) *Tiltes

  1. Trouble’s Coming 
  2. Oblivion *
  3. Typhoons *
  4. Who Need Friends
  5. Million and One
  6. Limbo
  7. Either You Want It 
  8. Boilermaker 
  9. Mad Visions
  10. Hold On
  11. All We Have Is Now


잘못된 의지로부터 벗어나다

밴드의 베이스를 담당하는 프론트맨 Mike Kerr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그간 술에 의지해온 자신의 모습을 탈피하고자 노력했고, 그 과정은 이 앨범 전반에 반영 돼 있다.

”두 번째 앨범의 투어를 끝나고 난 뒤 제 상태는 좋지 않았습니다. 베이스를 파괴하는 대신에 저를 파괴하고 있었죠. 저는 변환점이 필요한 상태였습니다.“

”절주가 없었다면, 이 앨범이나 저희는 존재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그건 꽤 무서운 일이었어요.”


영감의 원천

마이크 커는 창의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그의 고뇌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우리가 사람들이 ‘이건 들을거야’라고 알고 있었던 건  [How Did We Get So Dark?] 앨범이 처음이었어요. 그건 제가 하는 모든 것들, 그리고 이상하게도 제 자신을 의심하게 만드는 질문에 휩싸이게 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당신 자신을 믿을 수 없다면, 창의성은 저 멀리 날아가버립니다. 당신이 정말 지녀야할 것은 당신이 하는 것에 대한 온전한 믿음이죠. 저로서는, 내가 나의 편이 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전 정말로 저희의 두 번째 앨범을 좋아합니다만, 이번 앨범은 두려움에 기반해 만들지 않았어요.”


제작 과정들

앨범의 수록곡 ’Boilermaker’를 녹음하기 위해 ‘투어 친구이자 멘토’인 조쉬 옴므의 작업실이 있는 사막으로 향한 그의 에피소드는 볼만하다. 그는 그때 당시 절주를 수행 중에 있었다.

”아마(절주 이후로) 그가 처음으로 저에게 술을 따라준 사람이었을 거예요. 나에게 데킬라를 권하길래 괜찮다고 했더니 그가 ‘쿨하네’라고 하더군요. 그가 다시 와서 권했을 때도 제가 괜찮다고 하니까 그가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술을 끊고 있다고 하니까 조쉬가 ‘존나 쿨하네’라고 했고 뭐, 작업은 그렇게 진행됐죠.”

조쉬의 작업실에는 많은 가발과 화려한 옷들이 많았다. 그곳에서 그들은 시도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경험과 영감을 얻었다.

이런 변화들은 그간 고수해온 스타일의 일부 변화까지 미쳤다. Arctic Monkeys의 Alex Turner를 만난 그들은 그를 이렇게 평한다.

”그는 훌륭한 미용사예요. 많은 사람들이 그걸 모르죠.”

알렉스 터너에게 버즈컷을 당하는(?) 마이크 커


유산을 만들어가는 현대판 몽크

’Trouble’s Coming’, ’Typhoons’에서 들을 수 있는 귀에 익숙한 이들의 멜로디 라인,

시그니처와 다름 없는 공격적인 훅은 올 여름을 달굴 수 있는 히트펌프로 손색 없다.

‘Oblivion’과 ‘Limbo’의 감상 뒤에는 어떠한 아쉬움이 남지 않으며, 댄서블해지고 노련해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Either You Want It’의 인트로는 QOSTA의 사운드를 듣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Boilermaker‘는 조쉬 옴므의 프로듀싱이 얼마나 훌륭한지 보여주는 결과이자, 밴드가 앞으로 보여줄 가능성이다.

유사한 사운드의 일부로 남지 않으며 그들의 스타일로 승화하는 모습은 그들이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듯한 특별함으로 보이게 한다.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All We Have Is Now’는 어쩌면 그들이 이 앨범에서 시도한 변화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Oh, we don’t need to know

All we have is now, so just let it go“ 


우리는 변화를 좋아할 때가 있고, 또 그것들을 원치 않을 때도 있다.

사실 필자는 그들의 신보를 듣기 전 이들에게 어마어마한 변화가 찾아온 것이 아닌가하고 초미세의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군가에게는 그대로 남아주었으면 하는 것들이 있는데, 이들이 마치 그런 역할에 있어야할 것 같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전까지 단 두 장의 앨범만을 내고도 전형적이라고 할 수 있는 그들의 사운드를 구축했는데,

그 중심에는 디스토션과 각종 이펙터를 적용한 베이스 기타와 드럼에 있다.

이 씬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구성과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현 시대의 몇 안 되는 재능 있는 젊은 친구들이라면,

그들의 변화가 달갑지 아니한 사람들도 존재하는 게 이상하지 않을 이유가 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이들을 두고 White Stripes의 후계자, 혹은 아류라고 평가하기도 하는데,

그 얼마나 박한 의견이 아닐지 싶다.

리스너들에게 고유한 사운드를 가지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밴드는 비로소 인정 받기 시작한다.

이들은 이 과정을 충분히 지나왔다고 필자는 판단하며, 현재는 그 안에서 변화를 추구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일부에서는 원하는 결과마저 찾은 것 같다.

-END




부록

밴드가 내년 3월과 4월 중  UK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아래 일정을 참고하세요!

공홈에서 더 자세한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정말 가고 싶네요.

MARCH 2022
25th – Bournemouth, International Centre
26th – Birmingham, Utilita Arena
27th – Cardiff, Motorpoint Arena
29th – Nottingham, Motorpoint Arena
30th – London, The O2
APRIL 2022
1st – Leeds, First Direct Arena
2nd – Manchester, AO Arena
3rd – Glasgow, SSE Hyd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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